조만간 태국으로 출장을 가야할 일이 생겼다. 업무 준비만으로도 바쁜데, 낯선 도시에 대한 정보까지 찾아보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덥다는데 옷은 뭘 챙기지?", "결제는 어떻게 하지?", "일 끝나고 잠깐 구경할 만한 곳은 없을까?"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이 글은 나처럼 처음으로 방콕 출장을 가는 사람들을 위해, 출국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준비물부터 현지에서 유용한 팁, 그리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방콕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효율적인 여행 코스까지, 나의 출장 계획을 정리하는 겸 자세히 알아본다.
1. 출국 전 필수 체크리스트
1.1 서류 및 통신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태국은 한국 국적이라면 관광 및 상용 목적으로 9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eSIM (이심):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한국에서 미리 QR코드를 구매해두면, 방콕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유심칩을 교체하는 번거로움과 분실 위험이 없어 출장자에게 특히 추천한다. AIS, DTAC 같은 현지 통신사 eSIM이 안정적이다.
항공권/숙소 바우처: 모바일과 함께 종이로도 하나쯤 출력해두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1.2 돈과 결제
바트(THB) 환전: 태국은 여전히 현금 사용 비중이 높다. 특히 길거리 음식이나 야시장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소액권 위주로 어느 정도 환전은 필수다. 다만, 최근에 바트 환율이 너무 올랐다고 한다. 1바트에 43~44원 정도 한다.
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 카드: 해외 결제 수수료가 없는 카드다. 하나쯤 만들어 가면 쇼핑몰이나 큰 레스토랑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고, 필요시 현지 ATM에서 수수료 없이 바트 인출도 가능하다.
GLN: 최근 많이 사용하는 QR 결제 시스템이다. 하나은행이나 토스 앱을 통해 미리 충전해두면, 태국 현지 제로페이처럼 QR코드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1.3 의류 및 개인용품
복장: 기본적으로 여름 옷(반팔, 얇은 셔츠)을 준비하되, 얇은 긴팔 가디건이나 재킷은 필수다. 방콕의 실내(호텔, 쇼핑몰, BTS 지상철)는 에어컨이 매우 강해 춥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왕궁 등 사원 방문 시에는 노출이 있는 복장이 제한되므로 어깨와 무릎을 가릴 수 있는 옷이 필요하다.
신발: 업무용 구두 외에, 많이 걸어도 편한 샌들이나 운동화를 꼭 챙겨라.
상비약 및 위생용품: 소화제, 지사제는 꼭 챙기는 것이 좋다. 물이 바뀌어 배탈이 날 수 있다. 모기 기피제 또한 필수품이다. 뎅기열 위험이 있으므로 외출 시 뿌리는 것을 추천한다.
1.4 전자기기
전압: 태국은 한국과 동일한 220V를 사용하므로 '돼지코'는 필요 없다.
보조배터리 및 멀티탭: 하루 종일 외부 일정이 많다면 보조배터리는 필수다. 숙소에 콘센트가 부족할 수 있으니 작은 멀티탭도 유용하다.
2. 방콕 도착 후
2.1 교통: '그랩(Grab)'은 필수, BTS는 최고
공항에서 시내로: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면, 가장 빠르고 쾌적한 방법은 '공항철도(ARL)'를 타고 시내로 이동한 후, 택시나 BTS로 환승하는 것이다.
시내 교통: 방콕의 교통체증은 상상 이상이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지상 전철인 'BTS'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단거리 이동이나 BTS가 닿지 않는 곳으로 갈 때는 동남아의 카카오택시인 '그랩(Grab)' 앱을 이용하면 바가지요금 없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랩뿐만 아니라 볼트(Bolt)도 많이 이용한다고 하는데 그랩보다는 좀 저렴하다고 한다.
2.2 비즈니스 에티켓
태국은 왕실을 매우 존경하는 나라다. 왕실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은 절대 금물이다.
불교 국가로서 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높다. 특히 여성은 스님과의 신체 접촉을 피해야 한다.
머리는 신성한 부위로 여겨지므로, 친근감의 표시라도 다른 사람의 머리를 만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2.3 주의사항
물: 수돗물은 절대 마시지 말고, 편의점에서 파는 생수를 마셔야 한다. 식당에서 주는 얼음도 위생이 의심된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소매치기: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는 소지품에 항상 주의하고, 가방은 앞으로 메는 것이 안전하다.
3. 출장자를 위한 '짬내서 여행' 코스 추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방콕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효율적인 코스는 아래와 같이 추천한다.
3.1 저녁 시간을 활용한 '야경 & 야시장' 코스 (3~4시간)
아이콘시암 (ICONSIAM): 업무가 끝난 후 BTS를 타고 '아이콘시암'으로 가라. 거대한 쇼핑몰이지만, 1층의 '쑥시암(SookSiam)'은 태국 전역의 유명 길거리 음식과 수상시장을 실내에 재현해 놓아, 쾌적하고 안전하게 태국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루프탑 바: 아이콘시암 근처나 호텔 주변의 루프탑 바에서 방콕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며 칵테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반얀트리의 '버티고 문 바' 등이 유명하다.
3.2 반나절이면 충분한 '올드타운 핵심' 코스 (4~5시간) 주말 오전 등 여유가 생긴다면, 그랩을 타고 올드타운으로 가보자.
방콕 왕궁 & 왓 프라깨우: 태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복장 규정 엄수!)
왓 아룬 (새벽 사원): 왕궁에서 수상 버스를 타고 강 건너편으로 이동하면 '새벽 사원' 왓 아룬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에 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왓 아룬의 모습은 장관이다.
카오산 로드: 저녁 시간이라면, 젊음의 열기가 가득한 배낭여행자들의 성지 '카오산 로드'에서 현지 분위기를 느끼며 간단히 맥주 한 잔을 즐기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첫 출장이지만, 철저히 준비하고 현지 문화를 존중한다면 성공적인 비즈니스와 함께 잊지 못할 여행의 추억까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 무엇보다 중요한건 태국어는 물론 영어도 안되는 나에게는 번역 앱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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