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후 대비를 위해 ETF와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기업의 튼실함(펀더멘털)보다는 시장의 유행이나 테마에 편승하는 투자를 할 때가 많았다. '이차전지가 좋다더라', 'AI가 대세라더라' 하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이다.
이런 투자는 운이 좋으면 큰 수익을 주지만,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그래서 혹시나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아울러 나 또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현재 '테마주 사냥꾼'에서 벗어나, 기업의 진짜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법을 공유하기로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언어, PER, PBR, ROE를 이해하는 것이다.
1. PER (주가수익비율): 이익 대비 주가가 싼가?
PER(Price Earnings Ratio)는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저렴한지(혹은 비싼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쉬운 비유: 1년에 순이익 1억 원을 버는 붕어빵 가게가 있다고 하자. 이 가게를 10억 원에 인수한다면 PER은 10배다. 즉, 현재의 이익 수준을 유지한다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만약 이 가게를 5억 원에 인수했다면 PER은 5배로, 더 저렴하게 산 셈이다.
해석: 일반적으로 PER이 낮을수록 기업이 버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본다. 하지만 IT 기업처럼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은 PER이 높고, 은행이나 철강처럼 성장이 정체된 산업은 PER이 낮은 경향이 있으므로 반드시 같은 산업 내의 기업들과 비교해야 한다.
2. PBR (주가순자산비율): 회사가 망해도 이만큼은 받는다?
PBR(Price Book-value Ratio)은 회사의 순자산(자산-부채) 대비 주가가 얼마나 저렴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쉬운 비유: 위 붕어빵 가게의 모든 자산(가게, 기계, 재료 등)을 다 처분하니 5억 원이 남았다. 이것이 이 가게의 '순자산'이다. 그런데 만약 가게를 3억 원에 인수했다면, PBR은 0.6배(3억/5억)가 된다. 회사를 당장 청산해도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해석: 일반적으로 PBR이 1배 미만이면, 회사의 주가가 순자산 가치보다도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저평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3. ROE (자기자본이익률): 돈을 얼마나 잘 버는가?
ROE(Return On Equity)는 회사가 가진 자기자본(순자산)을 이용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돈 버는 능력' 그 자체를 보여준다.
쉬운 비유: 붕어빵 가게의 순자산(자기자본)이 5억 원인데, 1년에 순이익 1억 원을 벌었다면 ROE는 20%(1억/5억)다. 내 돈 5억을 투입해서 매년 20%의 수익을 만들어내는, 장사를 아주 잘하는 가게인 셈이다.
해석: 일반적으로 ROE가 높을수록 기업의 수익성이 좋다고 평가한다. 워렌 버핏은 ROE가 꾸준히 15% 이상인 기업을 좋은 기업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다.
4. 그래서, 저평가 우량주는 어떻게 찾는가?
이 세 가지 지표를 조합하면, 테마주가 아닌 '저평가된 우량 기업'을 찾아낼 수 있다. 투자의 대가들이 강조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ROE는 높고, PER과 PBR은 낮은 기업을 찾아라"
높은 ROE: 돈을 아주 효율적으로 잘 버는 '우량 기업'이라는 의미다.
낮은 PBR: 그런데 그 우량 기업이 가진 자산 가치보다도 주가가 싸게 거래되고 있다.
낮은 PER: 심지어 그 기업이 버는 이익과 비교해도 주가가 싸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기업은 **'알짜 회사가 바겐세일 중'**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것이 성공 투자의 100%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묻지마 투자'나 '테마주 추격 매수'의 위험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이 세 가지 지표만 꾸준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도, 더 이상 '카더라' 통신이나 단기 유행에 휩쓸리는 투자는 피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지키는 가치 투자의 첫걸음이다.
이제 그런 기업들을 한번 같이 찾아볼까? 댓글로 공유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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