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회의, 회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회의록 작성의 고통을 알 것이다. 녹취를 풀고, 요점을 정리하고, 결정 사항과 담당자를 명기하는 과정은 지루하고 소모적인 일이다. 그래서 '클로바노트', '다글로'와 같은 AI 회의록 요약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나는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다.
하지만 1년 정도 직접 사용해 본 결과, 나는 이 앱들의 진짜 가치가 '자동 요약' 기능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내장된 요약 기능은 2% 부족했다. 오늘은 내가 AI 회의록 앱을 200% 활용하는 나만의 방법을 공유한다.
1. AI 회의록 앱, 무엇을 해주는가?
클로바노트(다글로)와 같은 앱의 기본 기능은 강력하다.
음성 녹음 및 텍스트 변환: 회의 내용을 녹음하면, AI가 음성을 인식하여 대화 전체를 텍스트로 변환해 준다. 참석자의 목소리까지 구분해 주는 기능은 정말 놀랍다.
자동 요약 및 핵심 키워드 추출: 변환된 텍스트를 기반으로 AI가 회의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핵심 단어를 추출해 준다.
여기까지 보면 완벽한 도구처럼 보인다.
2. '자동 요약' 기능의 아쉬운 현실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몇 번 사용해 보니 내장된 '자동 요약' 기능은 결정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AI가 만든 요약본은 회의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나에게 정말 필요한 핵심을 짚어주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AI는 회의의 모든 주제를 공평하게 요약하지만, 나는 'A 프로젝트의 다음 주 실행 계획'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알고 싶을 수 있다. AI는 회의의 뉘앙스나, 우리 팀만 아는 중요한 배경지식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내가 다시 읽고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3. 진짜 핵심 가치: '완벽한 텍스트 스크립트' 확보
몇 번의 실망 끝에 나는 깨달았다. 이 앱의 진짜 가치는 어설픈 '요약'이 아니라, 회의의 모든 대화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텍스트로 바꿔주는 '스크립트(Transcript)' 자체에 있었다.
과거에는 녹취를 듣고 사람이 직접 타이핑해야 했던, 몇 시간짜리 고된 작업을 단 몇 분 만에 완벽하게 처리해 주는 것. 이것만으로도 이 앱은 값을 하고도 남는다. 이 정확한 스크립트야말로 최고의 '날것' 데이터다.
4. 나의 최종 워크플로우: 클로바노트 + ChatGPT, Gemini 등 생성형 AI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워크플로우를 만들었다.
1단계: 클로바노트로 회의 녹음 및 스크립트 추출 회의가 끝나면, 클로바노트가 생성해 준 완벽한 텍스트 스크립트 전체를 복사한다.
2단계: ChatGPT에 스크립트 붙여넣기 및 '맞춤형' 요약 요청 복사한 스크립트를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붙여넣고, 내가 원하는 대로 구체적인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한다.
나의 프롬프트 예시 1 (실행 계획 중심):
"아래 회의록 스크립트를 바탕으로, '신규 마케팅 캠페인'에 대한 다음 주 실행 계획(Action Item)만 담당자별로 정리해 줘. 반드시 기한을 포함해 줘."
나의 프롬프트 예시 2 (핵심 결정 사항 중심):
"이 회의의 핵심 결정 사항 3가지를 요약하고, 각 결정에 대한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을 간략히 포함해 줘."
이렇게 하면, 내가 원하는 관점과 형식에 맞춰 완벽하게 정리된, 그야말로 '맞춤형 회의록'이 단 몇 초 만에 완성된다. 이는 클로바노트의 기본 요약 기능과는 비교할 수 없는 퀄리티다.
[Gemini 활용 회의록]
5. 결론
AI 회의록 요약 앱은 분명 직장인에게 혁신적인 도구다. 하지만 그 가치를 200% 활용하기 위해서는,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그것을 '재료'로 삼아 더 강력한 AI 도구(ChatGPT, 제미나이 등)를 활용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AI 도구들을 각각의 장점에 맞게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 이것이 바로 AI 시대의 진정한 '일잘러'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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